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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1 17:18, 기억력강화_Scrap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2011년 5월 20일, 21일 <노무현 정부의 실험: 미완의 개혁>으로 컨퍼런스를 했는데, 참고할 글들이 꽤 있다.

발표문 요약은 아래의 주소에서 확인 가능하고, 이 글도 여기서 따온 것이다.
http://css.snu.ac.kr/bbs/zboard.php?id=db_agora


김근식의 평가 중에서 제일 수응이 가는 것은,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조건에서 남한이 군사적 수단으로 북한에 대응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북한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정치세력을 머리에 이고 있다는 현실과 함께
그 세력과 지난하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포용정책을 통해 관계개선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현실.


***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평가와 쟁점



김근식(경남대 교수, 정치학)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한 것으로서 대북포용
의 기조를 바탕으로 정책내용에서는 ‘화해협력을 넘어 평화번영’을 지향하고 정책대상에서
는 ‘남북을 넘어 동북아’를 고려한 전략적 구상이었다. 안보적 측면의 평화와 경제적 측면의
번영을 결합시킨 평화번영정책은 경협으로 평화를 보장하고 평화로 경협을 더욱 발전시키는
이른바 평화경제론의 맥락으로 남북관계를 더욱 진전시키려는 구상이었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북핵문제를 안고 출범했음에도 대북포용 기조를 고수하고 북핵과 남북관계
병행론을 유지하면서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북핵문제
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위기를 관리하고 현상을 유지하였지만 북핵문제 해
결을 추동하고 기여하는 보다 적극적인 남북관계 진전은 북핵에 밀려 머뭇거린 것도 사실이
다. 북핵과 남북관계 병행론에 의해 남북관계는 지속되었지만 근본적으로 남북관계가 북핵
상황과 연동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남북관계의 현실이자 한계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 북핵 해결의 진전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제2의
6.15를 가능케 하는 의미 있는 남북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10.4 정상선언의 이행과
정은 노무현 정부 임기말이라는 시간적 제약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구체적 이행의 로드맵
과 차후 실천력 담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말았다. 어렵게 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지만 임기
말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변동으로 실제 이행과정이 중단된 것은 노무
현 정부 대북정책의 안타까움이자 한계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남북의 화해협력과 교류증대는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일정한
궤도에 올랐다. 대북 포용을 통한 남북관계의 발전이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은 통일부
홈페이지에 ‘일일 남북교류현황’으로 북한체류인원과 차량수 및 선박수가 매일 표시되었다
는 점이다. 그러나 공고해진 화해협력에도 불구하고 남북의 갈등관계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정치, 군사 분야의 상대적 부진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것
이다.
북핵과 남북관계의 구조적 길항성은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자 고민거리다. 북핵을
무시한 채 남북관계만을 독자적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그렇다고
북핵상황에 매몰된 채 남북관계의 적극적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
다.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상호관계를 찾아내고 매 국면과 상황
에서 가장 올바른 균형점을 찾아내는 일은 앞으로도 한국 정부가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과
제가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에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자 계기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은
단임제 대통령제하에서 성사와 합의를 이끌어낸다 하더라도 임기말이거나 정권이 교체될 경
우 실천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남북관계의 진전과 도약
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합의 이후의 실천이행의
문제와 임기말 시간적 제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도 향후 대북정책에서 명심해야 할
과제이다.

남북관계의 영역별 불균형 문제 역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기능주의 접근에 따라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의 선도적 교류협력이 우선시되고 강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경제 사회문화 교류가 자연스럽게 정치와 군사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
다. 남북관계가 되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경제 사회문화 분야와
함께 정치 군사 분야의 신뢰와 교류협력이 일정 수준 진전되어야 함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여전히 우리 사회 일각에선 대북포용정책을 통해 꾸준히 북에 경제적 혜택이 돌아갔지만
정작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변화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끈질기게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북
한의 개혁개방은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고 상호주의 수용도 충분하지 않으며 핵포기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등 포용정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북한변화의 가시적 성과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 바로 논란의 핵심인 셈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을 제대로 변화시킬 수 있었는가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한국적 개입정책 즉 대북포용정책이 분단국가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다는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즉 분단체제에서 일방이 타방을 대상으로 개입정책을 펼 경우 상대
방은 통일이라는 구심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훨씬 더 변화를 주저하고 변화로 인한 체
제통일을 위험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분단체제와 통일의 가능성이 상대국가로 하여금
변화를 수용하기 힘든 현실적 딜레마를 내재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지 못하고 군사적 도발에 소극적으
로 대하는 등 이른바 ‘유화’(appeasement)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 역시 봉쇄에도 불
구하고 전쟁을 피해야 하는 한반도의 현실 때문임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의 포용정책은 처
음부터 봉쇄를 전제로 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유화가 아닌 봉쇄를 포용정책의 전제로 견지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전쟁불사의 군사적 수단까지 사용해서 당장 북핵불용과 도발불용을
할 수 없는 것이 한반도의 현실이다. 북한의 군사적 팽창과 영토적 야욕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지만 전쟁이 아닌 방법으로 그것을 이뤄야 하는 딜레마가 바로 한반도이다.
결국 대북포용정책의 비판으로 제기되는 지점이 한결같이 일반적 의미의 개입정책과 다른
한국적 현실에서 비롯되는 불가피한 딜레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
이 애초에 분단국가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변화를 수용하기가 민감할 수밖에
없고, 북핵폐기 등 단호한 봉쇄 역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전쟁까지 불사할 수 없기에
평화적으로 더디지만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반도적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고 대북포용의 성과와 한계를 충실히 반영할 때, 향후 바람
직한 대북정책의 방향은 무조건 포용을 비난하고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의 기조를 유지
하면서도 동시에 한반도의 특성에서 비롯된 한계들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극복할 수 있는
보다 전략적이고 입체적인 포용의 방식을 고민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성공적인 대북 포용은 다방면의 접촉과 교류를 더욱 안정적으로 확대
하되 북한의 유의미한 변화 유도와 상호주의의 관철 그리고 확실한 봉쇄를 이뤄내는 것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향후 대북 포용정책은 ‘구조적 포용’(structural
engagement)으로 진화해야 한다.
향후 대북포용의 방향은 ‘비가역적인 남북관계의 구조화’
와 ‘북한의 구조적 변화를 위한 전략적 개입’의 의미를 갖는 ‘구조적 포용’으로 발전해야 한
다. 포용의 기조를 큰 틀로 하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한반도적 특성으로 인해 부족했던 북한
의 개혁개방 유도와 상호주의 관철 및 확고한 북핵 폐기 등이 보다 나은 방식으로 보다 생
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전략적 포용을 고민하고 모색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대북포용의 발전과 진화를 고민하지 않고 오히려 포용정책 자체를
거부하고 폐기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이명박 .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관계 중단과 의연한 기
다림의 전략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하면 북이 아파할 것이고 그래서 결국은 굴복할 것이
라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바람대로 결코 진행되지 않았다. 북이 아파하
고 결국 굴복할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전제는 처음부터 어긋났고 그 결과는
북의 대남 도발과 한반도 긴장고조로 귀결되고 말았다. 안보위기와 평화무능의 이명박 정부
는 결국 대북정책 실패로 인한 남북관계 파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래서 남북관계는 탈
냉전 이후 최악으로 귀결되었고 한반도는 전쟁 위기의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의 강경정책과 강압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
과 북한의 고슴도치식 대응만을 유발했음을 인식한다면 향후 대북정책의 시대정신은 큰 틀
에서 개입정책 즉 대북 ‘포용정책’일 수밖에 없다. 전임 정부의 대북 포용을 포기하고 대북
강경과 남북관계 중단을 방치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험하게
돌아가는 결과가 될 것이다. 바람직한 경로로서 점진적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그리고 도둑
같이 찾아올지 모를 북한 급변사태를 지혜롭게 준비하기 위해서도 개입전략이라는 대북포용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노무현 정
부의 대북정책 평가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자 결론이다.

2011/05/21 17:18 2011/05/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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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n | 2015/05/27 18: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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