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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1 23:58, 보내자원고_Column

‘일베’를 생각한다

사람들은 일베의 극단적 성향에 혀를 차지만,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자주 목격해왔던 모습이기도 하다.
혐오를 넘어 평범한 이들이 왜 그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296호] 2013년 05월 13일 (월) 10:50:52

임재성 (평화 연구자)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462   



우파들의 놀이터. 21세기 서북청년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붙여진 대표적 수사들이다. 2009년에 만들어졌고,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내 최대 우파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하루 평균 400만이 넘는 게시물 조회 수는 이 사이트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보수 논객 조갑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베의 ‘우파 게릴라’가 큰 기여를 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일베의 특징은 거침없는 극우적 공격성에 있다. 일베는 그동안 한국 사회가 합의해왔던 가치들을 조롱한다. “광주 5·18은 고정간첩들과 북괴놈들 내려와서 벌어진 일”이며 “각종 혜택과 돈 때문에 눈치 보며 말 못하는 광주 놈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벼른다. 여성은 성기나 ‘김치녀’로 비하되며, 성평등 정책으로 남성들이 역차별받는다고 성토한다. ‘다문화’는 일베가 가장 혐오하는 가치다. 최근 리틀 싸이라 불리는 황민우군은 어머니가 베트남 출신이고 전라도에서 살았다는 이유로 일베에서 “(전)라도+다문화”라 규정되어 악플에 시달렸다.

일베의 극단적 성향에 혀를 내두르며 유해매체 지정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대로 이들은 신경 끄면 알아서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두 견해 모두 일베라는 집단이 예외적인 존재이기에 없어질 것, 혹은 없애야 할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그릇된 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표현의 적나라함을 걷어낸다면, 일베의 성향은 우리 사회 속에서 빈번하게 확인되어왔던 모습이다. 고통스럽지만, 부끄러운 맨얼굴인 것이다. 일베가 보이는 여성 혐오는 족보가 제법 유구하다. 1999년 군가산점 위헌 결정 때 이화여대 홈페이지를 습격하며 그 실체를 확인시켜준 예비역의 모습은 일베의 한 뿌리라 할 수 있다. 단일 민족이라는 허상 속에서 외국인에 대해 가지는 혐오는 보편적인 정서라고까지 할 수 있다. 일베의 존재를 부정하기만 하다가는, 변희재가 말한 것처럼 “애국 커뮤니티 사이트 설립팀이 구성되어, 일베보다 더 강력한 사이트”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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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나 http://www.nannarart.com/sisain.html


중요한 것은 누가 왜 일베에 접속하느냐다. 계급이 고착화된 후기 산업사회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배제된 루저들이 일베에 모인다는 분석은 너무 일반적이어서 힘이 없다. 이러한 분석을 비웃으며 일베에서는 ‘학력 인증’ ‘직업 인증’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는 루저가 아니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라는 항변이었다. 오히려 “당신 옆에도 일베가 있을 수 있다”라는 경고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바로 그것이다.


일본에서는 ‘네트우익’에 대한 르포 늘어나

평범한 사람들이 왜 일베에 접속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 이 작업을 통해 누가 왜 어떤 과정을 통해 광주 사람을 홍어라 하며, 5·18을 빨갱이 폭동이라 외치고,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뿜어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그 고리를 끓을 방법도 찾을 수 있다.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폭력의 결을 차분하게 더듬어야 한다.

일본에서 일베와 거의 유사한 집단을 ‘네트우익’(ネット右翼)이라고 부른다. 네트우익은 한국과 중국에 대한 적대심을 동력으로 삼는다. 한국 프로그램을 많이 내보내는 후지TV가 한국의 조종을 받고 있다며 그 앞에서 수천 명이 모여 반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 구호 중 하나가 “한국인을 죽여라”이다. 이러한 표현 앞에 많은 일본인이 당황해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누가 왜 네트우익이 되는지를 살피는 르포들이 쌓여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혐오를 넘어선, 일베에 대한 사회학이다.
2013/05/21 23:58 2013/05/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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