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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21:16, 보내자원고_Column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까?
 
초등학생에게 섬뜩한 동영상을 들이대는 등 군사정권 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이 
‘나라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병영 체험 역시 같은 이름으로 강행된다.

 
임재성 (평화 연구자)
 
 
[359호] 승인 2014.08.03  18:21:45

 
 
 
이명박 정권 이후 수구 보수의 몇몇 단어들이 변화했다. 시대착오적 개념들을 껍데기만 바꾼 채 계속 사용하기 위한 시도였다. ‘빨갱이’가 ‘종북 좌파’로 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나라사랑’이라는 개념의 등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나라사랑은 예전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어였지만, 보수 정권은 그 내용을 바꿔 전략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론에 등장하는 양이 현격하게 증가했음은 이 변화를 단적으로 방증한다. 나라사랑이라는 단어의 언론 기사 노출 빈도는 2008년까지 매달 500회를 넘지 않았지만, 2011년 이후 매달 평균 2000건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나라사랑은 ‘반공 교육’의 21세기 버전으로 활발하게 사용 중이다. “탈북 강사를 초청해 현재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나라사랑하는 마음 갖기.” 나라사랑 정책 추진학교로 지정된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강연 내용이다. 북한을 비판하고,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군사정권 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이 ‘나라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7월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북한에서 벌어지는 강제 낙태와 고문 등을 담았다는 동영상을 6학년들에게 시청하게 했다가, 학생들이 울면서 뛰쳐나가 강의가 중단되었다는 기사가 <오마이뉴스>에 실렸다. 현역 육군 소령이 진행한 ‘나라사랑 교육’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같은 내용의 교육이 서울 33개 초·중·고교에서 2만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거나 진행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군 장교가 진행하는 나라사랑 교육을 전면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나라사랑 교육의 무서운 점은 이미 상당 부분 제도화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보훈처가 2011년 ‘나라사랑교육과’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나라사랑교육과는 ‘안보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 ‘국가정체성 확립을 위한 교사 등에 대한 교육’ 등을 수행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나라사랑교육과는 2014년 2월까지 전국 17개 학교를 나라사랑 시범학교로 지정했으며, 지금도 수많은 교육 자료를 일선 학교에 배포하고 있다.
 
 
각급 군대가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나라사랑 교육은 더욱 방대하다. 단연 두드러지는 것은 병영 체험이다. 2012년 상반기에만 1만2600명이 병영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이후 주춤했으나 잠시뿐이었다. 2014년 3월에는 육군부사관학교가 전군 최초로 여학생 나라사랑 전담 캠프를 시작하기도 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는 병영 체험이 과연 학생들에게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국 사회에 던졌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그 어떤 대답도 없이 병영 캠프는 나라사랑 캠프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나라사랑 의식지수’가 높게 나오려면 
 
 
북한을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에게 섬뜩한 동영상을 들이대면서 북한이 이렇게 끔찍하다 강변하는 것이 나라사랑 교육일 수는 없다. 군사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병영 캠프에서 애국심이 만들어질 수도 없다. 국가보훈처에서 진행한 나라사랑 의식지수 설문조사의 첫 번째 문항은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였다. 자랑스럽다고 응답할수록 나라사랑 의식지수가 높게 나온다. 천박할 따름이다.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비판적으로 보고, 더 나은 사회로 만들려는 이들이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국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종북 좌파라 손가락질하고, 정권을 찬양하는 것이 나라사랑이라 가르치는 교육 속에서 아이들은 또다시 가라앉고 있다. 
2014/09/04 21:16 2014/09/0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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