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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6 12:56, 보내자원고_Column

"물대포 맞은 이들이 '폭력시민'이라니요

어청수 경찰청장, 당장 사퇴해야 합니다"

[주장] 치안 수준은 국민 수준? 사과로 해결될 선을 넘었습니다

2008.06.04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18067

1일 새벽 서울 효자동 청와대 입구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시위를 벌인 시민, 학생들을 경찰이 살수차(물대포)를 동원해서 강제해산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밤 서울 태평로 덕수궁앞 도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한 여고생이 시위 진압을 위해 대기중인 경찰 살수차(물대포)를 혼자서 가로막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님이 꼭 직접 읽어 보시길 부탁드리며, 이글을 씁니다. 경찰청 언론 담당 직원이 이 글을 확인하신다면 꼭 청장님께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전 임재성이라고 합니다. 평화운동을 하는 소위 '운동권'인데, 요즘은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고 있어서 활동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관련 촛불문화제도 언론을 보면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이것저것에 쫓겨서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최근입니다.

그런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 위해서 모인 시민들에게는 이제 또 다른, 매우 중요한 요구조건이 생겼습니다. 바로 어청수 청장님의 사퇴입니다. 대통령 만나려고 청와대로 향했던 집회 참가 시민들은 이제 경찰청으로 향합니다.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 사태를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어도 상황이 이 지경까진 안 되었을 거라 말합니다. 왜 높으신 분들 주변에는 직언을 하는 이가 드물까요? 청장님께서 최근에 하시는 말씀들을 들어보면 청장님 역시 그런 상황에 있으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대포에 떠는 시민이 '폭력시민'입니까

어청수 경찰청장님 먼저, 사과하셔야 합니다.

사실, 청장님께서 가만히만 계셨어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폭력시민'이라니요. 지금 거리에 나온 이들이 폭력시민으로 보이십니까? 청장님의 그 한마디로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놀랍도록 비폭력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고 저도 거기에 놀라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특공대보다 힘센 비폭력 시민들).

현장 보고는 누구보다 정확하게 받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6월 1일 새벽 4시경이었습니다. 버스 위에서 전경이 시민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자 사람들이 흥분해서 물병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던지지 마세요. 이러면 우리 지는 겁니다"를 외치며 말렸습니다. 혹시 보고 못 받으셨다면 영상이 있으니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영상보기- 무개념 경찰).

▲ 민중의 몽둥이 1일 오전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가 이 정도로 성숙해졌습니다. 사실 10만 명이 모인 현장에서 이들의 분노가 어떻게 표현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시위는 단일한 지도부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가장 평화적이고 현명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경찰 생활을 오래하신 청장님도 놀라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청장님은 2만 명의 시민들이 청와대 앞까지 들어왔고, 시민들이 버스 위로 올라가 청와대 진격을 선동했기에 물대포와 강제해산이 불가피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사람들이 위협적이었나요? 왜 거짓말하십니까.

그 수많은 시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뭐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까지 들릴 수도 있겠다며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쳤습니다. 실제 대치선에서 경찰과 밀고 당긴 것은 매우 일부였습니다. 청와대 앞까지 간 2만 명 중 대부분은 차분하게 거리에서 초코파이 나눠 먹으며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이 밤을 새며 외치는데 상황이 변하지 않을까 하구요.

맨 몸으로 겨우겨우 버스 위에 올라한 한두 명은 구호 정도 외쳤습니다. 그나마 연행될까 봐 무서워하면서요. 진격을 선동하다니요. 누가 선동한다고 움직일 사람들도 아닙니다. 또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버스를 흔들고 그 위에 올라가기 시작했던 것은 것은 물대포에 일방적으로 당한 후에 분에 못 견뎌서입니다. 결국 물대포로 조준해서 그 사람들 떨어뜨리지 않으셨습니까.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이 분노했던 것은 계엄 반대를 외치는 자신들을 전두환 군부가 간첩 지령을 받은 폭도로 몰아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기 옆 사람들이 피 흘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이미 맨 몸의 시민들에게 경찰이 가한 폭력으로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군화발로 머리를 밟히는 학생의 모습은 사람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 시민'이라니요. 그게 광우병 쇠고기 막아보겠다고, 비폭력을 외치면서 새벽까지 길바닥에서 덜덜 떨고 있는 시민들에게 하실 말씀입니까?

물대포·소화기 사용 지시 책임자, 처벌하십시오

25일 새벽 종로 거리를 점거한 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열고 있던 시민들에게 경찰이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다.


청장님, 사과하십시오. 하지만 이미 사과로 해결될 선은 넘었습니다.

하루 빨리 관련 책임자를 파면하고, 가해 경찰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먼저 물대포 사용을 지시하고, 공격적으로 운용했던 이들을 파면해야 합니다. 명영수 서울경찰청 경비과장님은 "물대포를 맞고 다쳤다면 거짓말"이라고 하셨다고 하죠. 20m 이상의 거리와 15도 각도 규정을 지켰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6월 1일 새벽 물대포는 바로 앞의 사람들을 조준해서 쏘아졌고, 저체온이 충분히 예상될 수 있는 새벽에 지속적으로 발사되었습니다. 물대포에 고막이 찢어지고, 망막이 훼손된 이들이 있는데 거짓말이라니요. 빈 물병도 던지지 말자고 하는 시민들에게 3m 거리에서 직격으로 발사된 물대포는 시위해산용이 아닌 '흉기'였습니다.

소화기도 그렇습니다. 세상에, 불 끄라는 소화기를 사람 얼굴에다 뿌려대는 것은 누구의 생각입니까? 그게 경찰이 할 짓입니까? 6월 2일 새벽에 시민들의 얼굴에 뿌려진 소화기는 '하론 소화기'라고 합니다. 그 소화기는 탁월한 성능으로 인체 근처에서 사용되었을 경우 '질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건물 내에서 하론 소화기가 사용될 때에는 30초 이상의 대피 사이렌이 울린 후, 모두 대비했음을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답니다. 물론, 청장님이 더 잘 아시겠죠.

어떤 경찰분이 하론 소화기 사용에 대해 방송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과격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하시더군요. 100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말이 안 됩니다. 경찰장비관리규칙의 '근접분사기 사용'에는 상대방의 하단부를 지향하고 근접 시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맨 몸의 시민들 얼굴 바로 앞에서 분사된 하론 소화기 역시 흉기였습니다. 소화기 사용을 명령한 이를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파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해킹한 사람을 이틀 만에 찾아낸 실력으로 현재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증거가 확보된, 과잉폭력을 행사한 경찰들과 관련 지시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명령을 받는 입장이라고 해서 그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하게 과잉폭력을 행사한 이들을 찾아내서 처벌하는 것이 이후 그러한 폭력을 근절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일몰 이후, 전 차도를 점거하는 행진. 현행 집시법으로 보면 불법 집회가 맞습니다. 그리고 경찰의 입장에서 본다면 오랜 시간 차도를 막고 이어지는 집회를 해산해야 할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청장님.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안전 아닌가요? 집회를 해산 시켜야 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경찰'의 존재 목적 아닌가요? 그저 모인 사람들을 해산 시키는 것은 깡패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평화로운 행진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촛불을 들고 외쳤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에 결국 거리로 나선 것입니다. 경찰은 적이 아니라고, 이 사람들도 다 시켜서 하는 거라고, 누가 경찰에게 욕을 하거나 실랑이가 붙으면 말리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연행하겠다면 연행되겠다, 집시법을 위반했지만 국민주권이라는 헌법을 수호하는 거다, 이런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맞닥뜨린 것은 도망가는 시민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곤봉이었습니다. 넘어진 학생의 머리를 짓밟는 군화발이였습니다. 얼굴에 뿌려지는 소화기였으며, 사람을 조준하는 물대포였습니다. 인도에 올라서서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민을 방패로 가격하며 욕을 내뱉는 경찰이었습니다. 상황은 돌이킬 수 없어졌습니다.

치안 수준은 국민 수준? 그럼 사퇴하십시오

2006년 5월 9일 오후 헬기편으로 평택 대추리를 방문한 윤광웅 국방장관이 경찰 지휘소를 방문한 뒤 어청수 경기청장(맨 왼쪽)과 함께 대추분교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

2006년 5월 4일 경찰이 대추분교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한 시위자를 방패로 내려찍고 있다.

2006년 5월 4일 대추분교가 경찰에 의해 완전 장악 된 뒤 포크레인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자 이를 지켜보던 한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님, 사퇴하셔야 합니다.

청장님은 2006년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계셨습니다. 당시 경기도 평택에서는 미군기지가 확장 이전하는 것을 두고 내 땅에서 농사 계속 짓겠다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과, 한반도를 전쟁에 몰아넣을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미군의 재배치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저항이 있었습니다.

당시 청장님은 '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작전을 진두지휘하시면서 매우 강경한 진압으로 단 하루 만에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당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으며, 400여 명이 넘는 이들이 무차별 연행되었습니다.

그러한 진압 과정은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고, 과잉진압 논란과 책임자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러나 시위대가 사용했던 죽창 등이 폭력진압의 명분으로 이용되었고, 저항을 했던 이들에게 반미친북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여론을 무마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청장님은 경찰대 학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승승장구하시면서 이명박 정권의 탄생과 함께 경찰청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취임사를 보면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그 나라의 치안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과 같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시민들은 시위 문화는 21세기를 넘어서 매일 진보하고 있는데, 그에 대응하는 경찰의 수준은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도망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때리는 짓은 깡패도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정당한 진압'이었다고 할 시위대의 폭력도, 반미친북이라는 딱지를 붙일 곳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퇴하셔야 합니다. 불편하시겠지만, 한 시민으로서 경창님께 드리는 직언입니다. 그리고 폭력 시민이라는 말, 진심으로 사과하셔야 합니다. 또한 물대포, 소화기 사용 명령을 내린 이들, 반드시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과잉진압을 지시하고 폭력을 행사한 이들을 찾아내서 처벌해야 합니다.

이미 경찰은 1980년 광주의 학살군과 비교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분노에 찬 시민들에게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사죄를 하고 관련된 처리를 약속을 하신 후에 사퇴하시는 것이 지금 청장님의 택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그리고 유일한 선택입니다.

2010/09/26 12:56 2010/09/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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