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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7 18:57, 하자평화연구_Field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2015. 5. 광주지법에서 4명, 그로부터 3개월 후인 2015. 8. 수원지법에서 2명, 2016. 6.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2명, 그리고 첨부된 판결문인, 2016. 8. 9. 청주지법에서 1명. 최근 1년 사이 9명의 병역거부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의무를 지고 있는 법관들이 내린 치열한 고민의 결과이다. 나아가 헌법재판소가 작년 5월 병역거부 에 대한 공개변론을 한 이후,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하급심 판사들의 '의견표명'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하루빨리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을 위헌으로 판단해달라는 의견표명.

무죄 판결문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단지 숫자만 늘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대법원과 헌재의 소수의견을 차용하던 초창기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논리적 정합성이나 설득력이 상당하다. 특히 이번 청주지원 판결이 그러한데, 누가 병역거부 교양자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 10장짜리 판결문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렇게 무죄 판결문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게도 판사 개인의 성실함과 실력이 1차적이겠지만(이에 더해 사건을 담당한 국선변호사의 노력), 한국 병역거부운동이 그간 만들어낸 담론이 쌓여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믿는다.

병역거부운동이 계속 제자리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말(언어)을 만들고, 쓰고, 남겨왔다. 이렇게 쌓인 언어들이 흙이 되어, 성실한 판사들이 이러한 판결문을 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전문은 PDF로 올렸으니, 꼭 나누고 싶은 구절들만 발췌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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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7 18:57 2016/09/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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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7 18:51, 보내자원고_Column
한국에는 없는 ‘오답 노트’


영국의 이라크 전쟁 진상조사위원회는 7년에 걸쳐 조사한 끝에 ‘칠콧 보고서’를 내놓았다.

어떤 과정 속에서 이라크 침공이라는 과오를 저질렀는지 밝힌 오답 노트이다.


임재성 (평화 연구자)


2016년 07월 29일 금요일 제462호

   
진상조사위원회는 7년에 걸쳐 정부 문서 15만 건을 분석하고, 최고 권력자였던 이를 포함해 120여 명의 증언을 청취했다. 기밀문서 공개 여부를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으로 1년간 예정되었던 조사 기간이 7년으로 늘어났고, 사용경비 역시 150억원에 달했다.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자 여러 불만이 제기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진상조사위원회가 외부의 강압으로 종료되지도, 일하던 이들이 내쫓기지도 않았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판단은 반드시 평가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신념을 그 사회가 공유했기 때문이다. 맞다. 남의 나라 이야기다.


지난 7월7일 영국의 이라크 전쟁 참전 진상조사위원회는 ‘칠콧 보고서’라고 명명된, 12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치밀한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영국의 이라크 전쟁 참전은 총체적으로 잘못되었다”라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다. 영국은 자신들이 어떤 과정 속에서 이라크 침공이라는 과오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무게감 있는 ‘오답 노트’를 만들었고, 이 ‘오답 노트’는 영국 사회가 이후 새로운 군사적 결정을 하는 데 최우선 지침서가 될 것이다.


브렉시트로 떠들썩한 영국이지만, 자신의 오류를 자인하는 칠콧 보고서를 내놓은 영국 사회의 ‘품격’에 대해서도 세계 언론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언론이 대표적인데, 특히 <아사히 신문>이나 <마이니치 신문>은 영국과 같은 독립적 조사위원회 형태로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일본 정부의 결정 역시 검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명분하에 미·일 군사행동의 일체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라크에 자위대까지 파견했던 과거 고이즈미 정권의 판단이 미·일 동맹에 편향되어 이루어진 오판은 아니었는지 명확하게 검증할 ‘현재적’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이라크 침공에 연인원 2만173명을 파병했다. 미·영 다음가는 규모였다. 파병하는 것은 전쟁을 지지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기에, 이라크 침공에 대한 한국의 책임은 명백하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나 후세인 정권의 테러 지원 의혹은 개전 당시에도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다수였다. 유엔 안보리의 결의도, 임박한 위험도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침략 전쟁을 부인한다”라는 헌법 제5조 제1항까지 무시하면서 태극기를 단 청년들을 이라크로 떠밀었다.


성찰하고 되묻지 않으면 거짓말만 판치게 된다


물어보자. 대한민국은 왜 이라크 전쟁에 파병했는가? 그 파병으로 대한민국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당시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전쟁이 석유를 위한 패권 전쟁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이유로 부정의한 전쟁터에 대한민국 군인을 보냈다. 이라크 파병의 최종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회고했을 정도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식조차 사치였다. 전쟁을 주도한 국가들의 성찰과 고백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는 파병 이후 지금까지 이라크 파병이라는 중대한 군사적 결정에 대해 오답 노트를 만들기는커녕 그게 오답이었는지 치열하게 논의한 바도 없다. 논의도 성찰도 없는 사회에서 이라크 파병은 사드 배치로 반복되는 중이다. 사드 배치는 한·미 동맹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가? 사드 배치로 우리가 얻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오답 노트를 쌓아오지 못한 사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사드’라는 거짓말만이 판치고 있다.
2016/09/17 18:51 2016/09/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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