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한지 1달 나흘, 軍人 병정 아무튼 틀이 잡혔겠지.
차가운 바람이 몇 번 불고 나더니, 눈발이 한번 휘날리더니, 신나는 건 聖탄절 장사뿐인 것같다.
예수의 생일이 겨울인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年末에 그가 나셨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일년 중에 그가 나신 날이 없다면 굉장히 삭막했을거야.
일년을 끝내면서 몰려오는 悔恨과 떨림이 다시 그를 통해서, 새해를 다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種苗生産學 시험, 채소원강 Report만 내면 방학인 것 같다.
사격은 합격하였는지, 아마 각개전투도 남았을거다. 화생방도 들어 갔었겠지.
네가 좋아하는 싸늘한 하늘 아래서 열심히 뛰고 기고 하는 모습이 떠오를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지금 쯤은 어느 부대로 가는 건가 굉장히 초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가 가는 곳이, 지금 자기가 있는 곳이 第一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없니?
입영하기 전 '자기가 안가면 누군가가 가야 하는 곳' 어디나 간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헬만 헷세의 말이지. 공포라는 것은 自信이 없고 무언가 두려운 상태라고.
아무튼 인색하지 마라. 손해 보는 짓이 손해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을 테지.
열심히 해라. 
71. 12. 13. 신평
P.S. 전번에 부쳐 준 엽서. 여늬 때 글씨보다 또박또박 차분히 쓴 것이어서 마음 놓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