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쁜 날이었는데, 아버지가 권해주신 보리수의 힘을 빌어 흥얼거리는 맘속 깊이 잠재했었던 말, 생각들.
생각으로 끝맺음 지었어도 좋았을 것을, 사실로 빗나간 사실들
도저히 그럴 수 없으리라고 진정시킨 내 맘, 사실은 어디까지나 사실로 존재해 버리고 말았다.
떠나기 전날 권했어야, 했더라면(낙지집에서) 말했을까?
차라리 지금의 내가 가진 빨간 풍선이 터지지 않고 존재함을 다행스레 생각한다.
우정에 못 박아 놓은 者. 우정과 연정을 구분할 줄 모르는 者. 모두 모두 밤하늘에 신의 보살핌을 받으소서.
추억만을 머금어 사는 그에게 만약 추억이 없었으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현실을 추억으로 착각하는 남자. 추억만을 머금어 살자고 강요한 남자. 모두 모두 신 앞에 무릎꿇고 빌어보세.
                                                   
강가에서 돌아선 여자. 남자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여자. 질투를 느껴서가 아니다. 추억을 깨고 싶지 않았다.
먼저 탄 버스 속의 여자에게 화내며 내리라고 외치던 그는, 왜 돌아선 줄 몰랐을까?
썩 맘 내키지 않았던 춘천으로 가는 길. 남을 속이는 건 자기를 속이려는 맘. 탐정이 된 여자. 누구든 탓하지 말자.
내겐 지금 보기 좋게 익은 사과가 있다. 그렇게 좋아하던 사과이지만 지금 갖고 싶지도 먹고 싶지도 않다.
얘기하는 것을, 걷는 것을, 기차타는 것을 즐겨하던 남자는 병정이 되어 떠났다.
아무런 얘기없이 용서를 빌던 그는 어떤 맘이었나.
결코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허지만 그냥 떠나 버린 그가 밉다. 한마디 말도 없이.
난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누가 내게 가르쳐 주었단 말인가. 왜 나에게 일깨워 주십니까?
생각속에서의 그들로 끝맺음 지어주어도 좋았을 것을. 사실로 하여금 우정의 꽃샘에 목마름 느끼게 하십니까?
너.. 당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나에게 어떤 맘으로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까?
머리가 저리도록 아파옵니다. 이제금 안녕을------
                                   72. 1. 26. AM 2:25  玉